언론보도 [서울대뉴스] SNU 그랜드퀘스트 포럼&위크, 세상에 없던 질문을 던지다 작성일 26-06-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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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SNU 그랜드퀘스트 위크 (우)SNU 그랜드퀘스트 포럼 포스터
서울대학교는 ‘대전환 시대를 이끌어가는 학문공동체’라는 비전 아래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대학이 던져야 할 질문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의 지식을 익히는 것을 넘어, 아직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일은 오늘날 대학이 감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서울대학교 그랜드퀘스트 이니셔티브는 ‘SNU 그랜드퀘스트 포럼&위크’를 개최해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질문의 의미를 함께 탐색했다.
6월 15일(월)부터 18일(목)까지 SNU Commons 중앙도서관 1층과 중앙도서관 본관 1층 앞마당에서 SNU 그랜드퀘스트 위크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18일(목)에는 SNU Commons 중앙도서관 1층에서 SNU 그랜드퀘스트 포럼이 열렸다.
‘그랜드퀘스트’를 직접 경험한 4일 - SNU 그랜드퀘스트 위크
15일(월), 행사의 시작을 알린 스튜디오 강연 ‘그랜드퀘스트의 탄생’에서 이정동 SNU 그랜드퀘스트 이니셔티브 연구단장(공학전문대학원 응용공학과 교수)은 한국 사회가 기존의 정답을 빠르게 따라가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선도국이 제시한 교과서를 열심히 익혀온 사회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교과서를 쓰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랜드퀘스트란 단순히 거창한 질문이 아닌 기존의 상식과 통념을 의심하는 데서 출발하는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전적 질문일수록 시행착오는 많을 수밖에 없으며, 실패를 단순한 오류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학습의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랜드퀘스트는 개인의 창의성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키워주고 시행착오를 견딜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사회적 기반 속에서 성장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단장은 AI시대에 인간이 던지는 질문의 의미를 짚었다. 그는 “AI가 수많은 아이디어와 질문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내가 어떤 세상으로 가고 싶은가’라는 꿈과 지향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그랜드퀘스트의 핵심이 결국 개인의 취향, 편향, 꿈, 희망과 연결된다고 말하며, AI와 공존하는 시대일수록 인간 고유의 질문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좌) 추격과 선도의 차이를 설명하는 이정동 교수, (우) 프로그램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질문
같은 날 오후에 열린 토크콘서트 ‘나를 붙잡은 질문’에서는 작곡과 전상직 교수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각자의 학문적 여정 속에서 자신을 붙잡아온 질문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두 교수는 서로 다른 분야에 몸담고 있지만, 좋은 질문은 오랜 시간 자신을 불편하게 만들고 다시 생각하게 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전 교수는 좋은 질문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같은 대상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지도가 어느 지역을 중심에 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것처럼 본질은 같더라도 관점이 달라지면 완전히 새로운 의미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 역시 연구 과정에서 ‘재미’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그랜드퀘스트의 의미에 대해서도 각자의 해석을 덧붙였다. 전 교수는 “그랜드퀘스트가 반드시 거창한 질문일 필요는 없으며, 작더라도 누구도 제기하지 않았던 순수한 질문이라면 충분히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바쁘게 앞으로 나아가던 연구의 흐름 속에서 내가 정말 기존의 가정을 뒤엎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돌아보게 했다”라며 그랜드퀘스트가 자신에게 ‘멈추게 하는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전상직 교수와 최인철 교수
16일(화)에 진행된 믹스랩 ‘다름이 만나 새로운 질문으로’에서는 서로 다른 전공과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이 직접 질문을 만들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조별로 대학의 미래와 교육의 변화를 주제로 토론하며, 기존의 전제를 흔드는 질문을 도출했다.
학생들은 “학생들에게 지식 습득을 제공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인가”, “대학이 전공을 기반으로 운영되어야 하는가”, “대학교에서 필요한 교육과 연구 비용을 충당하는 지금의 방법이 앞으로도 유효한가”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후 다른 조와 진행자의 피드백을 거치며 질문을 더 열어두고 확장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믹스랩에 참여한 김하연 학생(서양화과·23)은 최근 다학제적 접근에 대한 관심이 커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행사의 취지 자체가 전공의 벽을 넘어서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나누자는 것 같았다”라며 “수업 외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문구에 이끌렸다”라고 참여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학내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문화권과 세대에 속해 있기 때문에 공통된 관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공통된 관점을 통해 더 큰 질문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좌) 조별 토의 과정을 발표하는 학생, (우) 각자의 그랜드퀘스트를 만들고 있는 학생들
그랜드퀘스트 포럼&위크 기간 동안 상설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SNU Commons 중앙도서관에서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그랜드퀘스트 룰렛, 포스터 세션, 그랜드퀘스트 네컷, 푸드트럭 등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가 마련됐다. 스탬프 투어 형식으로 진행돼 참가자들이 각 이벤트 존에 참여하여 스탬프를 모으면 간식과 굿즈를 받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행사는 강연장 안에서의 논의를 넘어, 중앙도서관을 찾은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질문하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장으로 확장됐다.

(좌) 상설 프로그램 스탬프투어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우) 포스터 세션
세상에 없던 질문, 그랜드퀘스트 6선 공개 - 그랜드퀘스트 포럼

SNU 그랜드퀘스트 포럼 기념사진
4일 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SNU 그랜드퀘스트 포럼’은 18일(목) SNU Commons 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됐다. 유홍림 총장은 축사에서 “서울대학교는 한국의 대학 생태계를 책임지는 선도자로서, 아젠다 세팅(agenda-setting)을 하는 대학이 되기 위한 도전적 노력의 실천으로 SNU 그랜드퀘스트 이니셔티브가 출범했다”라며 포럼을 열었다. 이어서 이정동 연구단장이 ‘2026 그랜드퀘스트 6선’을 발표했다.
SNU 그랜드퀘스트 이니셔티브가 선정한 6가지 질문은 인공지능,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생명과 노화, 삶의 의지, 에너지 시스템 등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영역을 가로지르는 초학제적 의제로 구성됐다. 이 단장은 “6선의 질문들은 그랜드퀘스트 디자인보드에 속한 다양한 전공의 교수들이 2박 3일간의 워크숍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도출된 결과”라고 밝혔다.

SNU 그랜드퀘스트 이니셔티브가 발표한 2026 그랜드퀘스트 6선
2026 SNU 그랜드퀘스트 발표 후에는 디자인보드에 속해 있는 현택환 석좌교수(화학생물공학부)의 기조강연이 이어졌다. 현 교수는 자신의 나노기술 연구 여정을 소개하며 협업과 초학제적 접근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오늘 우리가 던진 6개의 그랜드퀘스트는 어떤 특정 전공의 교수 한 명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역설했다. 이후 이어진 디자인보드 교수들과 청중 간의 대담에서 AI시대 연구자의 역할을 묻는 청중의 질문에 이석재 교수(철학과)는 “AI가 내미는 새로운 제안의 유의미성을 판단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판단의 근거는 ‘원리’에 대한 이해”라고 답했다.

(좌) 현택환 석좌교수의 기조강연 (우) 청중과의 대담
최재천 명예교수(이화여대)와 최인철 교수(심리학과)는 ‘질문의 중요성’에 대한 주제강연을 진행했다. 최재천 명예교수는 AI시대에 왜 질문과 통섭이 중요해졌는가에 대해 역설하며, “지금 어떤 때보다도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대학은 앞으로 졸업생에게 기초 학문의 기본을 쥐어주고,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스스로 공부해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최인철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질문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상대의 말을 던지는 ‘팔로업 질문’이 호감을 높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역사가 궁금하다는 뜻”이라며 나에게 질문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나를 가치 있게 여긴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주제 강연 후에는 앞서 발표되었던 2026 SNU 그랜드퀘스트 문제 해설과 대담, 그리고 공모전 시상식이 진행되며 포럼이 마무리됐다.

(좌) 최재천 교수, (우) 최인철 교수의 주제강연
‘SNU 그랜드퀘스트 포럼&위크’는 질문이 학문과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자리였다. 이번 행사에서 제시된 6가지 그랜드퀘스트는 단순히 답을 찾기 위한 문제가 아니라 대학이 무엇을 가르치고 연구자는 무엇을 탐구하며 사회는 어떤 미래를 함께 상상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 출발점이다. 오늘날 대학은 이미 존재하는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아직 이름 붙지 않은 문제를 발견하고 함께 질문하는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는 대전환 시대에 서울대학교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더 크고 깊은 질문을 던지며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을 함께 모색하기를 기대한다.
서울대학교 학생기자단
함다현 기자
dh11306@snu.ac.kr
현승환 기자
shhyu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