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Grand Que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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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Grand Quests

집적회로기반 양자컴퓨팅 Quantum Computing based on Integrated Circuits
집적회로 기술로 양자컴퓨팅을 구현할 수 있을까?

양자컴퓨팅을 실용적으로 쓸 수 있으려면 고전컴퓨터만큼 오류가 낮아야 한다. 큐비트의 조작가능성과 계산의 신뢰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면서 반도체 집적회로 분야에서 축적된 한국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집적회로 기반의 양자컴퓨팅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일까?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는 비트를 통해 정보를 한순간에 0과 1로만 표현할 수 있고 순차적인 연산만 가능하다. 이와 달리 양자컴퓨터는 양자 수준에서 나타나는 상태의 중첩을 이용함으로써 처리하는 정보의 양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으며 양자 얽힘 현상을 통해 병렬 연산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론적 장점을 바탕으로 양자컴퓨터에 대한 개념이 제안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통해 기술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현재의 양자컴퓨터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고전 컴퓨터보다 오류 발생의 확률이 높기 때문에 지금까지 구현된 양자컴퓨터는 실용적이지 못하며 대규모의 계산을 수행하기 역부족이다.

현재의 양자컴퓨터는 실용성이 낮기 때문에 “양자컴퓨터를 어떤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고, 동시에 “어떻게 하면 오류 발생을 최소화함으로써 실용적인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고전 컴퓨터의 오류 발생 확률은 약 10-16 수준이다. 그러나 양자컴퓨터는 구동 원리 상의 고유한(intrinsic) 오류 확률이 양자컴퓨터 분야의 선도 플랫폼의 경우에도 약 10-4, 즉 1만 번의 논리 연산에서 1번 꼴로 오류가 나는 수준이라 실용성이 크지 않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양자를 조작하고 측정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조작과 측정을 위해서 상호작용이 필수적인데, 상호작용을 잘 할수록 외부의 영향을 받아 오류 확률이 올라가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생하는 오류를 적절한 수준에서 보정하는 방식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 적용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오류 보정을 위해서는 각 큐비트가 일정 수준 이상의 오류 확률이라는 충실도(fidelity)의 문턱 값을 넘어야 한다. 따라서 양자컴퓨터를 실용적으로 쓰기 위한 오류를 보정하는 방법의 연구와 동시에 일정 수준 이상의 충실도를 가진 큐비트를 충분히 만든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난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류 보정을 위해 양자 상태 여러 개에 정보를 쓰고 체크하는 ‘오류 신드롬 측정-고속 피드백’ 방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양자 상태를 보면 안 된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교 대상인 양자의 결과와 비교하여 오류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중점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그 외 대안적으로 연구 중인 여러 가지 오류 보정 방법들은 초전도, 이온 트랩, 반도체 등 회로 기반 양자컴퓨터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오류 보정 방법이 개발된다고 전제했을 때, 남는 문제는 “오류 보정을 적용할 수 있는 충실도가 높으면서 결맞음 시간(coherence time)에 비해 고속으로 측정이 가능한 대규모 큐비트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양자컴퓨터 플랫폼에 대한 문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양자컴퓨터 플랫폼 분야에서는 현재 초전도와 이온 트랩을 사용한 방식이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초전도의 경우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가장 오랫동안 연구되었던 분야이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축적된 연구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큐비트의 규모 확장성(scalability)을 큰 장점으로 갖는다. 하지만 초전도는 온도 변화에 취약하고, 큐비트의 상태가 완화되는 시간인 T1 시간(T1 time)이 비교적 짧은 단점이 있다. 반면 이온 트랩 방식은 현재 연구 중인 방식 중 충실도가 가장 높고, 임의의 큐비트 쌍을 자유롭게 한 번에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덩치가 큰 금속 블레이드를 이용한 이온 포획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큐비트 개수를 늘리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반해 반도체 스핀 큐비트 기반의 실리콘 양자컴퓨터의 개념이 제안되었으나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초전도나 이온 트랩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큐비트는 초전도 방식에 비해 온도에 덜 민감하고, 제어회로와 큐비트를 하나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규모 확장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원하는 위치에 스핀을 포획하기 위한 초기 튜닝을 매 실험마다 큐비트 각각에 대하여 교정해 주어야 하는 단점도 함께 존재한다.

오늘날 전자회로 및 반도체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의 대안적 양자 플랫폼들을 모두 집적회로에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초전도 큐비트와 반도체 스핀 큐비트는 이미 반도체 공정법을 이용해 제작되고 있으며, 큐비트 집적화를 목표로 반도체 파운드리 스타트업 기업도 설립되고 있다. 이온 트랩 방식 역시 집적회로의 표면전극을 이용하고 초고진공 체임버를 손바닥 크기의 초소형으로 제작하는 등, 집적된 형태로 제작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여러 가지 플랫폼들은 공통적으로 회로 기반 양자컴퓨터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오류 보정 방식도 모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스핀 큐비트는 트랜지스터와 큐비트의 구조가 유사하다는 특성이 있어 반도체 관련 기술과 제조기반이 매우 잘 갖추어져 있는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대안이다.

현재 수준의 양자컴퓨터 분야는 제안된 개념을 실제 구현해 보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상용화되었을 때 어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또한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 독자적인 추진이 어려운 거대한 분야라는 특성으로 다양한 참여주체 사이의 협력이 필요한 연구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만약 우리나라가 집적회로 기반의 양자컴퓨터 기술을 주도적으로 발전시키고 선점하게 될 경우, 협력적 기술 개발 측면에서 독자적인 협상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양자컴퓨터 시장이 형성되고 성장한다면 국내에 큐비트 칩 파운드리를 조성하는 등 추가적인 가치창출 기회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프라이버시 기반 인공지능 Private AI
암호화된 데이터로 인공지능과 소통할 수 있을까?

개인이나 조직의 중요한 정보를 인공지능에게 제공하지는 않으면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암호화된 상태의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암호화된 질문을 던지고 암호화된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궁극의 암호체계를 만들 수 있을까?

암호기술은 중요한 정보를 안전하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고대로부터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컴퓨터가 등장 이후의 암호는 패스워드나 인증과 같은 초창기 기술을 넘어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컴퓨터에 저장하고 암호화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하였다. 현재 암호학의 최종적인 목적은 컴퓨터의 모든 작업을 암호화된 데이터로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암호화된 상태에서 복호화 없이 데이터를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컴퓨터가 암호화된 데이터로 특정 연산을 수행한 후 암호를 해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인 동형암호는 암호화된 데이터의 계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기술이다.

현재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제3자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군용 데이터나 기업의 데이터 등 기밀 자료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려면 근본적으로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에서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동형암호 기술이다. 동형암호는 데이터의 기밀을 보호하면서도 컴퓨터의 모든 연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AI는 자신이 활용한 데이터의 내용을 알 수 없다.

동형암호화된 데이터에 바로 AI를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AI 소프트웨어들은 현재의 컴퓨터에서 작동하도록 프로그램 되었기 때문에, 동형암호화된 데이터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새로운 계산 모델로 동형암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동형컴퓨터, 즉 암호문 상에서 동작하는 계산기가 이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켜야 한다. 기존의 컴퓨터 알고리즘에서는 데이터를 비트로 인코딩하여 연산하지만, 동형암호의 계산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다항식으로 인코딩하고 다항식의 덧셈과 곱셈을 반복하여 연산을 수행한다. 따라서 동형암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알고리즘들을 모두 새로 만들어야 하고, 기존 알고리즘 위에서 작동하던 컴퓨터 언어와 프로그램, 시스템들도 기초부터 새롭게 구성하여야 한다. 이런 거대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아우르는 융합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학계에서는 암호화 상태에서 계산을 수행하는 크립토계산(Cryptographic Computing)의 기초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학적으로는 임의의 계산을 다항식 계산으로 표현하기 위해 정수론과 해석학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반을 만들고 있다. 또한 정수론에 기반하여 작동하는 알고리즘들도 새로 작성되고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컴퓨터 언어와 컴파일러 및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하는 연구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암호화된 상태에서 간단한 머신러닝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도 공개되고 있다.

동형암호를 실현시킬 자원들이 구비되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컴퓨터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된 데이터를 활용한 머신러닝이 상용화 되는 것은 3~6년 정도, ChatGPT가 사용한 LLM(Large Language Model)은 5~10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특정 AI모델을 넘어 임의의 계산을 암호화된 상태로 수행하는 인크립티드 컴퓨터(Encrypted Computer)의 상용화는 10~2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이를 가속화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가속기의 연구와 개발도 한편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에 동형암호를 기반으로 암호화된 데이터를 학습시키기 위해 이 기술들은 꼭 필요한 기술들이다.

얼마나 좋은 정보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는 역사 속에서 두 집단 간의 승패를 결정짓는데 언제나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마찬가지로 AI 시대에서는 국가나 기업이 얼마나 데이터를 잘 보호하면서도 활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다. 이제까지는 AI의 획기적인 기능과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이거나 중요한 정보는 다수의 기관과 업체에서 사용을 금지하는 등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만일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로 계산하는 동형암호 기술이 보편화된다면, 보안과 프라이버시 등의 이유로 사용이 제한되던 주요 데이터들도 AI에 마음껏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프라이버시 기반 인공지능(Private AI) 기술을 널리 활용할 수 있는 국가나 기업, 그리고 개인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1세대 암호로 일컬어 지는 패스워드와 인증이 역사에 등장한 것은 3천년전이고, 저장데이터의 보호를 위해 등장한 2세대 대칭키 암호는 2천년, 통신데이터의 보호를 위해 등장한 3세대 공개키 암호는 50년, 그리고 계산데이터의 보호를 위해 등장한 4세대 동형암호는 14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들 기술들은 알려지고 나서도 실제로 널리 쓰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일단 채택되면 순식간에 가속이 붙는다. 3세대 공개키 암호의 경우 인터넷통신 보호를 위해 https라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데, 2013년경 10퍼센트 정도에 미치던 활용률이 불과 5년후에는 80퍼센트를 넘기게 되었다. 이것은 공개키 암호의 알고리즘 기술 뿐만 아니라 상용화를 위한 여러가지 공학적인 기술들이 동시에 발전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형암호의 경우에도 현재 알고리즘 기술 뿐만 아니라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공학적 기술과 응용기술이 융합적으로 동시에 개발되어야 한다. 때문에 현재 동형암호 알고리즘, 가속기, 프로그램언어/컴파일러, 머신러닝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전문가들이 협업하면서 발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협업이 지속되어야 한다.

효소모방 촉매 Enzyme-like Catalyst
효소처럼 뛰어난 수소생산 촉매를 만들 수 있을까?

효율적인 촉매가 없이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대량으로 얻을 수 없다. 지구상에 가장 효율적인 수소생산 촉매는 인체내의 효소다. 효소가 탁월한 촉매의 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은 잘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효소처럼 효율적으로 작용하는 촉매를 만들 수 있을까?

가장 깨끗하다고 평가되는 “21세기의 연료(Fuel of 21st Century)”, 즉, 수소를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수소 생산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재의 주요 수소 생산 방법인 증기개질법(Steam Reforming)은 많은 온실가스(CO2)를 방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 할 수 없다. CO2를 전혀 방출하지 않을 수 있는 대안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수전해)이 주목받고 있으며, 그 촉매로는 이리듐과 같은 백금 계열의 귀금속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귀금속은 희소하고 가격이 높다는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따라서 귀금속보다 가격이 낮으면서도 수전해로 대량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촉매를 개발해야만 친환경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대안은 생명체 내에 있는 효소다. 생명체는 자체적으로 공유결합을 이용하여 매우 효율적으로 태양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생명유지에 필요한 각종 화학반응을 효율적으로 해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효소가 기막힌 촉매의 역할을 한다. 효소는 활성화 에너지를 낮추어 반응속도를 촉진시킴으로써 상온, 상압에서 분자 간 결합과 해리를 아주 효율적으로 돕는 완벽한 촉매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장 이상적인 촉매인 효소를 모방하면서도 대량의 수소를 값싸게 생산할 수 있도록 세 가지 조건, 즉 활성(activity), 선택성(selectivity), 안정성(stability)을 충족하는 전기화학 촉매를 개발하는 것이 미래에 해결해야 할 난제이다.

하지만 효소의 작동원리는 너무 복잡하여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모방하는데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효소의 어떤 구조적 특징 때문에 활성화에너지를 낮출 수 있는지를 계산해 보려 해도 계산 자체가 너무 복잡하여 기존의 슈퍼컴퓨터로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효소는 불안정한 상태의 유기물(단백질)이기 때문에 백금과 같은 귀금속 촉매와 달리 효율적인 대량생산에 적합하지 않고(activity의 문제), 유기물 내에 있는 균일 촉매이기에 우리가 원하는 생산물(product)만을 골라내기 어려우며(selectivity의 문제), 장기간 안정적인 촉매로 활용하기 어렵다(stability의 문제).

백금 계열의 촉매로 생산 가능한 수소의 양에 대해서도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이 있기 때문에 백금 계열 소재 촉매의 수소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여전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철이나 니켈 등 비싼 백금과 같은 귀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전이금속 소재 촉매가 백금의 성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연구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백금 소재 촉매 혹은 백금보다 뛰어난 수전해 성능을 내는 전이금속 소재 촉매일지라도 자연의 효소가 갖는 성능을 결코 뛰어넘을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아직 효소 모방 촉매에 대한 꿈을 가지고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그 연구결과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유기물로 이루어진 촉매(homogeneous catalyst)가 아니라 “효소의 원리를 모방한 고체 상태의 촉매(heterogeneous catalyst)”를 개발하는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생물학, 물리학, 화학/화공 간 다학제적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생물학의 관점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효소의 작동원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물리학이나 컴퓨터공학의 관점에서는 복잡한 계산을 가능케 하는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여 이를 촉매 설계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효소 모방 촉매를 개발한다면 물에서 우리가 원하는 수소만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좋은 촉매로서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궁극적으로 수소는 에너지의 장주기 저장으로서도 매우 유용하기 때문에 전기 발전 비용에서의 경쟁력을 가짐으로써 에너지 산업의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결국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진정한 의미의 “21세기의 연료”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저자들의 연구실에서 공동연구팀의 도움을 받아 인체 내의 활성산소를 조절하는 SOD(superoxide dismutase) 효소를 모방하는 촉매를 개발하였다. 코발트를 기반으로 하는 효소 모방 촉매로 최고 성능의 친환경 화학물질인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었다 (“Supramolecular tuning of supported metal phthalocyanine catalysts for hydrogen peroxide electrosynthesis,” Nature Catal. 2023, 6, 234; “Atomic-level tuning of Co-N-C catalyst for high-performance electrochemical H2O2 production,” Nature Mater. 2020, 19, 436). 또한 수소를 생산하는 효소(hydrogenase)를 모방하여 구리 이온이 타이타니아 나노입자에 원자 상태로 분포되어 있는 단원자 촉매를 개발하여 광촉매 반응으로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Reversible and cooperative photoactivation of single-atom Cu/TiO2 photocatalysts,” Nature Mater. 2019, 18, 620; “Electronic interaction between transition metal single-atoms and anatase TiO2 boosts CO2 photoreduction with H2O,” Energy Environ. Sci. 2022, 15, 601).

추론하는 인공지능 Inference based AI
인과관계를 완전히 추론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까?

대답과 함께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인공지능을 믿고 쓸 수 없다.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의 인공지능 패러다임 하에서는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이 납득할 수 있는 인과관계를 추론하고 제시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까?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들이 잇따라 출시됨과 동시에 이 모델들이 주는 정보의 신뢰성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이전의 많은 인공지능 모델들은 주로 특정한 목적으로 개발된 제한적 환경(closed domain)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들을 주는 높은 성능의 모델들이었지만 최근의 생성형 인공지능들은 개방된 환경(open domain)에서 보다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의 사이에 대두되는 문제는 개방된 환경의 인공지능이 사실을 말하는가에 대한 팩트체크(fact check)라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인공지능의 정보 처리 과정(신경망)이 블랙박스화되어 있어 투입(input)과 산출(output) 간의 인과관계(causality)를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내어놓은 산출이 진정 팩트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더욱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그럴듯한 거짓말(hallucination)을 사실로 오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개방된 환경 내 인공지능을 믿고 쓸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왜 이런 답을 내놓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만 해롭지 않은 인공지능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설명 가능성의 문제는 인공지능이 성능에 집중하여 발전되어온 탓에 그 신경망이 너무나 복잡해지면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신뢰 가능한 인공지능에 초점을 두고 설명 가능성에 집중한다면, 인공지능의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자면, 인공지능의 성능과 설명 가능성 간에는 분명한 상충관계(tradeoff)가 있으며, 이것이 인공지능에서 제기되는 근본적인 난제다. 개방된 환경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기 시작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유용한 인공지능을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성능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인공지능이 내놓은 결과의 이유를 설명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인간은 추상화 능력을 통해 인과관계를 파악한다. 즉, 다양한 개별 사건들의 경험을 추상화하고 공통점을 발견하여 이를 인과관계로 인지한다. 예를 들면, 인간은 라면을 먹기 위해 끓이는 물과 커피를 마시기 위해 끓이는 물을 모두 뜨거운 물로 인식하고, 뜨거운 물이 손에 닿으면 아픈 것을 인식한다. 라면을 먹기 위해 끓인 물에 손이 데었을 때, 라면 때문이 아니라 물 때문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인간에게는 있다. 이러한 추상화 능력이 없는 인공지능은 라면 물에 손이 데었을 때, 라면 때문에 데인 것인지 물 때문에 데인 것인지 판단하지 못한다. 인공지능은 그저 라면을 끓이다 손이 냄비에 들어가면 손이 아프다는 신호를 출력할 뿐이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진정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추상화 능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현재 블랙박스 모형의 복잡한 인공지능 모형의 구조를 설명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왜 이런 출력이 나왔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알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제한적 환경(closed domain) 내에서 전문가들이 활용하는 인공지능의 설명 가능성 문제는 여러 조건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가까운 미래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의 물 끓이기와 같은 개방된 환경(open domain)은 너무나 복잡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블랙박스도 그에 따라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개방된 환경의 설명 가능성 문제를 풀기는 너무나 어렵다. 특히 인과관계의 추론을 추상화된 상황에서 시작하는 인간의 신경망을 모방하여 인공지능이 인간과 비슷하게 인과 추론을 하기 위해서는 블랙박스가 더 거대해지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개방된 환경 내 설명 가능성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기는 더욱 어렵다.

인공지능의 설명 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복잡하면서도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으로는 SENN(Self explaining neural networks), 프로토타입 네트워크(Prototype networks) 등이 있다. 제일 쉬운 방법은 설명이 가능한 모형을 구축하여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활용되는 설명 가능한 모형 자체가 단순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복잡한 인공지능 모형을 설명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LIME, SHAPE 등이 이러한 종류의 알고리즘이며, 많은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도 복잡한 인공지능 모형의 일부분만 설명할 수 있을 뿐, 전체적인 작동 원리의 파악은 요원하다. 예를 들면, 채용 심사를 위한 인공지능에서 추린 지원자가 떨어진 이유를 설명한다고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다른 지원자에게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의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인과관계 추론 방식을 파악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인과적 이유 설명 문제를 파고들어 튜링 상을 수상한 Judea Pearl의 고민으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의 생각을 실제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과 그래프(causal graph),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인과 추론을 위한 대부분의 방법들은 암 진단과 같이 복잡도가 아주 높지 않은 문제에서는 유용하게 쓰이지만, 언어 모형과 같이 복잡도가 극히 높은 문제에서의 인과 추론 기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기존의 인과 추론 방법의 복잡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아이디어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블랙박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채용에 있어 인공지능에게 서류심사를 맡기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논쟁이 있으며, 더욱이 인공지능 챗봇과 대화를 하다가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인과 추론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여 정직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단계가 되어야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여 안전하고 유익한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이 탄생한다면, 인공지능과 인간의 진정한 교감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거대 언어 모형이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근거를 설명할 수 있다면, 인간과 토론도 가능할 것이고, 인간과 협력하여 새로운 지식의 창출도 가능할 것이다. 때문에 인공지능의 시작은 설명 가능 인공지능부터 시작될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체화 인지구조 인공지능 AI with embodied cognitive architecture
뇌와 같이 인지구조(adaptive cognitive architecture)를 적응적으로 생성하고 활용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까?

닫힌 환경(closed environment)의 한정된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하는 현재의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불확실한 환경과 문제에 스스로 대응하지 못한다. 반면,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사람의 뇌는 발달 과정에서 경험을 통해 인지구조(cognitive architecture)를 변형하고 성장시키면서 적응한다. 인간의 뇌와 같이 동적인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인지구조를 형성하며 발달해 나가는 아기의 마음(babymind)를 가진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AI) 기술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라는 강력한 학습 알고리즘의 개발에 힘입어 다양한 패턴을 인식하고 예측하는 기술 분야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현재의 AI기술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들은 대체로 방대한 데이터와 인간의 지도(supervision)가 주어져 있는 환경에 한정되기 때문에 현재의 AI는 ‘닫힌 환경(closed environment)’에서만 좋은 성과를 낸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하지만 현실세계는 지금의 AI 관점에서 너무나 가변적이고 애매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 그 고민의 일환으로 AI가 인간의 뇌처럼 주변 환경의 변화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적응하면서 인지하고 행동하는 방법이 무엇일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몸을 통한 행동인 반응(response)이다. 인간의 뇌는 평생동안 해마(hippocampus)를 통해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경험적 학습(experiential learning)’을 하고 세상에 대한 거대한 인지모델(cognitive model) 혹은 인지구조(cognitive architecture)를 완성해 간다. 이와 달리 현재의 AI는 몸이 없기 때문에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아닌 정해진 정보를 수동적으로 학습하고 판별하는데 그친다. 다시 말하자면, 현재의 AI기술은 인간의 뇌와 달리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몸을 가지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지각-행동 사이클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기 위해서는 AI에 체화된 인지구조를 설계해야 하는데, 이는 설계의 개념이 기존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AI를 요구한다.

인간의 뇌와 같이 인지구조를 스스로 생성해 나가는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뇌의 작동원리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고, AI의 현재 발전 패턴과는 다른 알고리즘을 생각해내야 한다. 이 두가지 모두 현재로서는 어려운 일들이다. 인간의 뇌는 약 1천억개의 뇌세포들이 수 백조 개의 시냅스로 연결되어 있는 복잡한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뇌의 인지적 기전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뇌의 구조적-기능적 원리를 단순한 방식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다른 한편으로, 현재의 AI기술은 패턴인식과 예측의 성능을 올리는데 매몰되어 있어,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에 도전하기 위한 여러 보완적인 기술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마디로 체화된 인지구조를 갖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한 플랫폼이 무척 부실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뇌의 구조와 작동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뇌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등 관련 학문의 초융합적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지 구조에 관한 기존의 연구로 ACT-R, SOAR, ICARUS 등의 연구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전통적인 계산주의적 인지모델들로 볼 수 있으나 인지구조와 관련된 AI를 개발하기 위한 시도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딥러닝(deep learning)이나 트랜스포머 방식의 초거대 AI 모델은 신경망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뇌의 작동방식을 일부 모사했다고 볼 수 있으나 인간과 같이 실시간으로 적응하고 학습하며 발달하는 AI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른 대안적 시도는 많은 데이터를 사전에 준비하여 학습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몸을 가지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자기조직에 기반한 비지도 학습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다. 마치 아기의 마음과 같은 상태로부터 출발한다는 뜻에서 아기마음(babymind) AI라고 할 수 있다.

AI가 몸을 가지고 환경에 대응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으려면 인간의 뇌와 같은 인지구조(cognitive architecture)를 가지고 학습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뇌세포들은 서로 긴밀히 연결된 시냅스(synapse)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적응적 유효성이 입증된 연결들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가지치기(pruning)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안에서 행동하는 지능을 발휘해야 하는 뇌로서는 이 방법만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유일한 진화적 솔루션이었을 것이다. AI분야에서는 모델의 크기와 연산량을 줄이기 위해 딥러닝 모델에서 불필요하거나 중요도가 낮은 파라미터를 제거하는 것이 뇌의 가지치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뇌를 모방한 체화된 인지구조(embodied cognitive architecture)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이보다 획기적이고 근본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2022년 9월, 매년 열리는 AI DAY 행사에서 자율주행기술로 유명한 테슬라에서 두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하였다. 일론 머스크는 운전자들이 주행한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는 방식의 테슬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옵티머스)에 탑재된 인공지능을 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을 최근에 포기한 한 거대 자동차 회사 예시와 같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불확실하면서도 애매모호한 환경에서 스스로 학습하며 대처할 수 있는 AI 로봇이 탄생할 수 없다. 인간처럼 행동을 구현할 몸이 있고 그 몸을 움직일 적응적 인지구조를 가진 AI 기술이 등장한다면, 복잡한 현실세계에서의 활동제약을 극복하여 인공지능 시장 뿐만 아니라 로봇시장에서도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인공지능 기반 항체설계 AI based Antibody Design
단백질 구조 예측 AI를 넘어 항체를 설계하고 생명체의 적응 면역계를 이해하는 AI를 만들 수 있을까?

인류는 아직 적응 면역계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한다면, 수많은 질병에 대해 맞춤형 신약을 만들 수 있다. 획기적인 규모의 항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학습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까? 이를 통해 인간의 적응 면역계 작동 메커니즘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 가능할까?

생명과학은 물리학이나 화학과 달리 보편적인 법칙을 찾아 수식으로 표현하기 굉장히 어렵다. 개인의 편차나 환경에 따라 세포의 반응이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동안의 생명과학은 정량적 모델링이 아니라 주로 정성적인 이해 위주로 연구되어 왔으며, 생명현상을 정량적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명현상에 대한 예측과 설계도 어려웠다. 그러나 많은 데이터를 조합하여 추론하는 AI의 역량이 빠르게 발전하고, 생명과학 연구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의 사례로, 지난 50여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주어진 단백질 서열로부터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단백질 구조 접힘 난제를 AI가 해결한 바 있다. 2020년, 수십 년간 쌓여온 단백질 구조에 관한 실험 데이터와 단백질의 진화 정보를 기반으로 구글의 딥 마인드와 미국 워싱턴대학교가 각각 알파 폴드(AlpahFold)와 로제타 폴드(RoseTTAFold)라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를 개발하면서 단백질 구조 접힘 난제를 해결한 것이다.

단백질 구조 접힘 난제가 해결된 지금, 연구자들의 관심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는 AI를 넘어 바이러스 단백질이나 외부 침입 물질 등 여러가지 항원에 대한 항체를 설계하는 AI 개발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단백질 구조 예측 AI들은 모두 진화(유전) 정보를 기반으로 하며, 항체로 대표되는 적응 면역은 후천적으로 획득되는 것이라 유전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의 단백질 구조 예측 AI로는 생명체의 후천적인 적응 면역계를 이해할 수 없음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난제라 할 수 있다. 즉, 항체로 대표되는 적응 면역계가 면역 반응을 통해 우리 몸을 지켜내는 메커니즘을 정량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어진 항원에 대한 항체를 설계하는 난제를 해결하는 AI 개발이 필요하다.

특정 항원에 대한 항체는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비유전 물질이라 항원과 항체 결합에 대한 진화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개발된 단백질 구조 예측 AI들은 모두 진화 정보로부터 구조에 대한 패턴을 찾아 이를 바탕으로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한다. 따라서 진화 정보를 찾을 수 없는 항원-항체 결합에 대해서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알파 폴드, 로제타 폴드와 같은 기존 단백질 구조 예측 AI들은 진화 정보가 없는 경우의 문제는 풀 수 없기 때문에 항체 설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더하여 기존의 알파 폴드와 로제타 폴드는 상대적으로 열적 요동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구조, 즉 알파 나선 구조와 베타 병풍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결합에 대해서는 예측을 잘하지만, 고리 구조(loop)와 같이 구조 유연성이 높아 결합과정에서 그 구조가 많이 바뀔 수 있는 경우에는 예측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항체의 경우, 항원과의 결합을 바로 이 고리 구조를 위주로 형성하기 때문에 알파 폴드나 로제타 폴드를 활용한 예측은 더욱 어렵다.

더욱이, 항원-항체 결합 예측이 가능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항원-항체 결합에 대한 빅데이터가 필요하지만, 항체 신약 개발과 연관된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AI 학습에 필요한 공개된 데이터가 아주 제한적이다. 이러한 공개 데이터 부족 문제와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컴퓨터 자원 부족 문제는 난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이 시도되고 있다. 첫 번째는 기존 단백질 구조 예측 AI에 현재까지 실험을 통해 밝혀진 항체 구조와 항원-항체 결합구조 데이터를 적용하여 추가 학습을 시키는 방향이다. 하지만 적용 가능한 구조 데이터가 수천 개에 지나지 않아 AI로 학습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여 이 접근법으로는 성능 향상이 굉장히 제한적이다. 두 번째 접근법은 특정 항원에 대한 반응하는 항체를 스크리닝(screening) 하여 항원-항체 상호작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정 항원에 더욱 잘 결합하는 항체를 설계하는 AI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구조 데이터 부족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학습에 활용된 특정 항원에 대해서만 항체 결합 예측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항원-항체 결합 구조 예측 난제를 해결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항원-항체 결합 구조 실험 데이터를 수십만 개까지 늘리는 것이지만 이는 2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대안적으로 최대한 다양한 항원에 대하여 항체의 서열이 변함에 따라 항원과의 결합 관계가 변화하는 것을 정량적으로 관측한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초고속 항원-항체 결합 스크리닝 기술이 있다. 이는 결합 구조를 모르더라도 구조로 인한 현상들을 최대한 정량적 데이터로 관찰하여 AI로 구조를 추론하는 접근법이다. 이러한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데이터 사이언스, 생물학, 물리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이렇게 개발된 AI는 정량적인 해석이 가능하여 항체를 기반으로 하는 면역체계에 대한 예측과 설계를 가능하게 할 것이며, 항체 신약과 백신 설계, 면역 항암제, 세포 치료제 등으로 확장될 수 있어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중 항체처럼 복잡하고 개발이 어려운 항체 치료제를 설계하는 기본적인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항체 생산 능력과 결합된다면 항체 치료제 분야의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원-항체 결합 예측과 비슷하게 데이터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백질-핵산 결합 예측에 대하여서도 추가적인 상호작용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AI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정제 없이 미량의 항체만으로도 정량적으로 항원-항체 결합을 기존 대비 20~30배 빠르게 관측할 수 있는 본 연구팀의 기술을 활용하면 해당 난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화의 과학 Science of Aging
노화세포를 탐색하고, 제어할 수 있을까?

노화세포가 인체 각 조직(tissue)에 노화를 전파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다면 노화와 관련된 많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 노화 전파의 메커니즘을 과학적, 실험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불로장생(不老長生), 즉 ‘노화(老化, Aging)의 극복’은 동서양의 인류 모두가 오랜 시간 염원해 왔던 주제이며, 역사와 픽션을 통틀어 자주 통용되는 주제였다. 노화의 정의가 무엇인지, 노화 자체가 질병인지 아닌지, 노화가 과학적으로 극복가능한 현상인지 등 여러가지 논쟁이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노령(old age)’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것을 제안하였으나, 논란 끝에 2022년부터 시행된 질병분류체계에 “노화에 의한 기능감퇴(ageing associated decline in intrinsic capacity)”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화를 과학적으로 다루게 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반세기도 채 못된 1993년에서야 예쁜꼬마선충에 대한 연구결과를 통해 노화가 유전적으로 조절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노화에 대한 기존의 통념은 개체 수준에서 노화현상을 생각함에 머물러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기능적 최소 단위인 세포의 노화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노화(aging)의 핵심요인은 인체 조직 내에 노화세포(Senescent cell)의 과도한 축적인데, 현재 노화에 관한 연구들은 이에 주목하여 세포 노화(cellular senescence)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노화세포가 조직에 전파되고 기능을 저하시키면서 노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까? 신체 조직(tissue)별 세포 구성이, 각 세포별 노화의 과정이, 그리고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노화” 또는 “세포 노화”에 대해 과학적으로 통일된 정의를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 더욱이 임상 시험에서 노화에 대해 모종의 개입을 했을 때 그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화된 지표도 확립되어 있지 않다. 과거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거나, 텔로머레이즈(telomerase)를 다시 발현시키는 것과 같은 연구주제들이 있었으나 이 주제들은 한계에 봉착했다. 현재는 노화세포 표적 연구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 또한 노화문제 해결의 궁극적인 열쇠가 될지는 확실치 않다. 뿐만 아니라 노화세포 연구가 진척된다고 하더라도 노화세포를 단순히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것이 주변 세포와 조직, 그리고 나아가 개체 전체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할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지, 부작용이 있다면 이를 극복할 방안은 있는지 등에 대해 과학적으로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들은 노화 현상 및 노화와 연관된 질환을 제한적으로만 늦출 수 있다는 것을 밝혔을 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나오지 않은 실정이다. 산업적으로도 세포 노화의 조절 및 작용 메커니즘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노화 세포 표적기술에 기반하여 광범위하게 적용가능한 노화 치료제 또한 개발이 더딘 상황이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최근까지 노화와 연관된 질환별로 특이적이며 개별적인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많은 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노화 연관 질환에서 노화세포의 비이상적 축적이 공통적으로 관측되고 있고, 따라서 세포노화가 곧 기본적인 노화 과정이라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축적된 노화세포에서 분비되는 특정 물질이 주변 세포 및 조직에 악영향을 주어 기능을 저하시키고, 노화를 촉진하여 노화 연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한 요인일 것이라는 질문에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도하게 축적된 노화세포를 조직으로부터 제거하거나 혹은 노화세포에서 분배되는 노화 전파 물질을 억제하는 방안 등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노화의 원인이 되는 노화세포를 탐색하고 제거하거나 제어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치료에 난항을 겪고 있던 수많은 노화 연관 질환의 예방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단순한 수명 연장 뿐만 아니라 건강한 노화를 통해 삶의 질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최근의 생명과학 및 의학에서 이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노화 및 노쇠에 대한 중재가 쉽지는 않겠지만, 노화를 늦추고 노쇠를 예방할 수 있다면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이 가능할 것이다.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은 노화를 늦추거나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특정 연구결과들이 발표되면 처음에는 각광을 받다가 다른 연구들에 의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지원이나 기업의 개발 노력이 한번에 감소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화 연구는 한가지 연구결과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세포 노화의 메커니즘에 대한 과학적 이해에서부터 천천히 진행되어야 한다.

초미세/초저전력 반도체 Super-small, Super-cool Semiconductor
미래 IT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초미세/초저전력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까?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현재 인류 사회를 선도하는 컴퓨팅 서비스들이 요구하는 반도체 계산량과 이에 따른 에너지 소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므로 현 세대의 기술이 아닌 새로운 반도체가 개발되어야 한다. 이런 신개념 반도체는 (1) 반도체가 지금보다 매우 작아져야 하고, (2) 반도체의 전력 소모도 크기와 함께 작아져야 하고, (3) 반도체의 정보 계산 및 저장 원리로 기존의 디지털 방식 뿐만이 아니라 아날로그 방식도 적용해야 한다. 이런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을까?

지난 수십 년간, 반도체 소자는 구하기 쉽고 공정 비용이 저렴한 실리콘을 기반으로 하는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 방식으로 제작됐다. 동시에, 같은 크기의 컴퓨터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컴퓨터를 구성하는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공정 미세화(Scaling-Down)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지금까지는 반도체 소자를 작게 만들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반도체 소자를 구성할 수 있어 원가 절감이 가능하며, 단일 반도체에서 전류가 흐르는 물리적 거리가 줄어들어 성능 고속화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 발전의 궤적은 동일 면적의 반도체가 소비하는 전력이 동일하다는 가정이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 이 가정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소자 크기가 줄어드는 만큼 각 소자가 소비하는 전력도 크기에 비례해 줄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발전 패턴으로는 (1) 반도체 소자의 크기가 계속 줄어들면서, (2) 소자 당 계산/저장 성능을 향상시키고, (3) 동시에 소자 하나가 소비하는 전력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세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 위 세가지 목표 사이의 상충관계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향후 반도체 산업의 진보는 불가능할 것이다.

공정이 미세화(scaling-down) 될수록 누설전류는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신경망처리장치(NPU) 장치 등에 기존의 칩(chip)을 적용할 경우 전력소모와 발열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게 된다. 구체적인 예로 Chat GPT를 한 번 돌릴 때 3,000~4,000만원가량의 GPU 수 만대가 필요한데, 서버 당 4개 정도의 GPU를 장착한다고 가정해도 1만대 수준의 서버가 필요하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전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차세대 GPU 1대는 현재 GPU 성능의 수십배에 해당하는 성능을 갖춰야 하고, 동시에 현재 GPU 1대에 해당하는 전력을 소모해야 하지만, 이는 현재 인류의 기술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목표이다.

기존의 반도체 제품 개발 및 양산 기술이 맞닥뜨린 주요 한계는 다음과 같다. 1) 공정기술의 기술적 한계, 2) 더 작은 두께에서 누설 전류를 감당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 그리고 3) 반도체 소재의 한계이다. 지금까지는 공정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전체 공정 수 및 복잡도가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설계 레이아웃(Layout) 구성을 위한 가이드는 바꾸지 않고, 평면적으로 배치하던 과거와 달리, 수직적 적층(Stack up)만으로 집적도를 증가시키는 해결책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접근법은 물리적 한계 뿐만 아니라 비용적으로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전력소모가 낮고 효율이 높으며 유연성이 높은 새로운 디지털 반도체 소자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실리콘 기반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Si MOSFET)를 대체하는 소자를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그 이유는 해당 기술의 완성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50년 넘게 Si MOSFET의 성능이 지속적으로 개량되면서 소자 집적도 측면에서 무려 1백만 배 이상의 개선이 이뤄질 정도로 소재 및 공정 기술 최적화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막대한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어 경로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새로운 소재나 소자를 개발하더라도 그 완성도를 Si MOSFET 수준으로 높이는 것은 막대한 자본과 인력 및 시간 투자가 필요한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이상적인 대안은 기존 디지털 반도체의 구조나 소프트웨어의 변경이 아닌, 반도체 소재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인 접근법으로는 MOSFET의 기본 동작 원리와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실리콘(Si)을 게르마늄(Ge) 또는 칼륨비소(GaAs) 등의 다른 재료로 대체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비용과 성능 모든 면에서 Si MOSFET을 능가하는 소자를 제작하는 것은 성공적이지 못했으며, 설사 성공하더라도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기존 소자 대비 100배 이상의 높은 성능 향상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접근법으로는 MOSFET과는 다른 원리로 작동하는 새로운 소자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다. 기존 디지털 반도체 구조 형태가 가지는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화학 및 생물학적 관점에서 새로운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가 현재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상온이 아닌 절대온도에서 초고속 효율 100%로 동작하는 초전도 반도체 혹은 인간의 생체(특히 뇌) 정보를 이용하는 뉴럴 링크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소재를 이용하여 반도체 소자, 회로 및 시스템을 만든다면 이는 단기적으로 인공지능과 같은 특정 어플리케이션 혹은 환경에는 적용할 수 있겠지만 모든 컴퓨터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범용성의 제약이 있다.

궁극적인 대안으로 초미세 반도체와 초전도/초저온 반도체, 그리고 All 아날로그(All-Analog) 반도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초미세 반도체로는 물리적인 소자의 크기를 감소시키는 방법 뿐만 아니라 생체 DNA, 신경세포 등을 반도체 소자로 활용하는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다. 또한 절대 온도 가까이에서 작동하는 초저온/초전도 반도체 소자를 활용하는 기술도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더불어 모든 반도체 정보 연산 및 정보 저장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처리하여 반도체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연구들도 중요한 주제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안적 반도체 기술들은 모두 특정 환경에서 가능성을 보이는 단계일 뿐이며, CPU 및 GPU와 같은 일반적인 반도체의 개발과 활용에 이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다. 예를 들어 생체 반도체 개발을 위해서는 생체 두뇌 구조를 이해해야 하고, 개발에 초래되는 윤리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초저온/초전도 반도체 개발은 저온을 구현하고 유지하기 위한 비용 문제나 저비용의 소자를 개발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All 아날로그 반도체 개발을 위해서는 정보 저장 및 처리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한 차세대 반도체 개발 난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차세대 초미세/초저전력 반도체를 구현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문제 해결의 파급력은 명확하다. 초미세/초저전력 반도체가 개발되지 않으면, 미래 인공지능 서비스를 한 번 받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크기의 컴퓨터와 전력 사용이 요구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류 기술의 발전이 멈추게 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개념의 초저온/초저전력 반도체 개발이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본 연구자가 연구하고 있는 초저온/초전도 반도체 개발 경험에 따르면, 절대 온도(섭씨 영하 270도) 근처에서 작동하는 반도체는 양자 물리학에 기반하기 때문에 전자전기공학, 물리학, 재료공학, 컴퓨터 전공 지식이 모두 필요하다는 점에서 연구 진행 자체가 어렵다. 또한, 초저온/초전도 반도체는 고성능과 저전력을 달성하지만, 초저온 환경 유지에 필요한 높은 냉각 비용과 해당 소자의 크기가 기존 반도체 소자보다 오히려 크다는 문제들을 극복해야 한다. 더불어 인간 두뇌 모사 반도체 개발 경험에 따르면, 이 분야도 마찬가지로 전자전기공학, 생명공학, 뇌과학, 재료공학 등을 아울러야 하기 때문에 연구 진행 자체가 어려우며, 인간의 두뇌, 뉴런, DNA의 작동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하여 실험이 어려운 것이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All 아날로그 반도체의 경우에는 디지털 방식의 계산 및 저장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변화시켜 계산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비용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극히 제한적으로만 활용될 수 있다는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차세대 초저온/초전도, 생체, 아날로그 방식의 반도체들은 안정성 및 재현성이 매우 낮아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향후 연구자들이 극복해야 하는 난제들이다.

환경적응적 로봇 Adaptive Robot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

제한된 환경에서 주어진 명령만을 수행하는 로봇은 재난 상황처럼 복잡하고, 끊임없이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쓸 수 없다. 변화된 환경을 인지하고, 이에 맞추어 행동을 적응시키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

로봇의 활용 영역은 제조업 분야에서 특정한 태스크의 자동화에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으로부터 의료 로봇, 서비스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 비정형 문제로 확장되어 왔다. 이러한 비정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복잡한 외부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적응적(adaptive) 로봇이 필요하다. 기존의 로봇 구동 방식은 1) 로봇의 몸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 정보를 감지하는 ‘인지’, 2)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든 움직임을 계산하는 ‘판단’ 그리고 3) 액추에이터(actuator)를 통해 움직임을 구현하는 ‘제어’의 세 단계를 거쳐 작동한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과 동물이 움직이는 방식은 로봇과 달리 단계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으며, 판단에 있어서도 의식적 반응과 무조건 반사가 모두 일어난다. 따라서 최근에는 비정형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러한 인간과 동물의 물리적 상호작용(Physical Interaction) 방식을 모방하여 외부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향상된 소프트 로봇(Soft Robot)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딥러닝 기술을 로봇에 적용하여 성능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소프트 로봇의 핵심은 임바디드 인텔리전스(Embodied Intelligence)를 가진 로봇을 구현하는 것이다. 임바디드 인텔리전스와 유사한 개념으로 임바디드 AI(Embodied Artificial Intelligence)가 있다. 임바디드 AI는 주로 AI에 로봇의 몸을 장착하는 개념으로 로봇의 소프트웨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실제 로봇을 만드는 연구자들의 관점에서 보는 임바디드 인텔리전스는 로봇의 바디에 따라 AI가 다르게 발달한다는 개념으로, 로봇의 하드웨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카메라 같은 시각 센서나 물체를 다룰 손이 없는 로봇 구조라면 받아들이는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과 학습이 한정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임바디드 인텔리전스의 구현을 위해서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로봇의 소프트웨어적인 개선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자체가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져야 한다.

기존의 로봇은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AI와 달리 임바디드 인텔리전스는 실제 로봇이라는 하드웨어를 사용해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그러나 구글에서 수행하는 규모가 큰 실험에서도 로봇 20대를 동시에 활용하는 정도에 그치는 등 데이터의 수집 규모가 제한적이고, 로봇의 구동 속도 또한 느리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이 더디게 이루어진다. 게다가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로봇 손 같은 경우 인간의 손처럼 높은 자유도를 갖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가격과 무게 등 한계가 있고, 보다 소프트한 집게(gripper)와 같은 경우 장시간에 걸친 반복 정확도나 미세한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제한적이다.

임바디드 인텔리전스의 구현에 있어서 핵심은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인지-판단-제어가 통합된 새로운 로봇의 몸을 구현하는 것이다. 가장 간단하게는 로봇암(Robot Arm) 전반에 센서와 프로세서를 더 많이 부착하는 방법이 있지만 무게와 비용 등의 단점이 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센서 없이 연성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로봇의 몸 자체가 환경에 적응하여 변형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일례로 로봇의 암을 부드러운 소재를 활용하여 물체의 형상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소재의 경성을 바꿔서 물체를 잡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로봇의 몸 자체가 인지(sensing)와 제어(actuation) 역할을 모두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로봇이 다양한 상황에서 동작하게 하기 위한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현재는 산업 현장에서 물류나 공정의 자동화를 위해 로봇암을 도입할 때 어쩔 수 없이 작업 환경 자체를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범용적인 하나의 로봇을 만들기보다는 임무에 맞는 다양한 로봇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로봇은 폼 팩터(Form Factor)와 사용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인간만큼 범용화된 기능을 가진 로봇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또한 로봇에는 범용성과 속도, 가격, 무게 간의 근본적인 트레이드오프(Trade-off)가 존재한다. 다양한 물건을 잡을 수 있는 로봇은 물건의 종류에 따라서 상호작용 방식이 다르므로 센서와 프로그래밍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범용성이 높은 로봇일수록 구동 속도가 느리고, 비싸고, 무겁다. 그러므로 실제 현장에서는 성능 측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적인 로봇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특정 임무를 더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의 수요가 더 높을 것이다.

산사태, 지진 등 재난재해의 대응이나 3D 업종을 로봇이 대신함으로써 안전한 노동 환경을 구축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와 저출산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돌봄 로봇 등을 통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여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처럼 인간을 대체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을 보조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초경량 배터리 Ultra Light Battery
한번 충전에 1만킬로, 10년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을까?

이차전지에서 에너지밀도와 긴 수명은 상충관계다. 에너지밀도가 높으면서 수명을 길게 하려면 극단적으로 가벼운 소재에 기반하면서도 가역적인 전기화학 반응이 가능한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의 한계는 어디까지이고, 어떻게 다다를 수 있을까? 리튬을 대체할 다른 금속을 주기율표에서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대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변화는 배터리 기술의 빠른 발전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로, 전자제품부터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그간의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어 왔고, 매년 에너지 밀도의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리튬이온배터리는 본질적으로 에너지밀도와 수명 사이의 상충관계(tradeoff)를 가지고 있다. 즉, 에너지밀도를 높이면서도 그 수명을 유지하려면 기존의 리튬이온배터리 구조와 원리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기자동차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의 리튬이온배터리의 패러다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다. 따라서 안전성, 경제성, 고용량 및 장수명의 이점을 고루 갖춘 새로운 배터리 기술의 패러다임이 절실하다.

배터리는 양극, 음극, 그리고 전해질의 세 가지 주요 부분으로 구성된다. 각 부분에 사용되는 물질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배터리의 전체적인 성능 지표인 전압, 수명, 용량 그리고 안전성이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기존의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에는 주로 흑연이 사용되었고, 양극에는 리튬코발트 산화물, 리튬니켈 산화물, 인산철, 리튬망간 산화물 등이 사용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더 높은 에너지 밀도와 긴 수명을 지닌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배터리의 기본설계 구조와 소재에서 획기적인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혁신적인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재의 화학적 구조, 전기화학적 특성, 그리고 물리적 성질을 이해하고 최적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에 사용되는 소재의 상호작용과 충전-방전 과정의 안정성 뿐만 아니라, 연속적인 전기화학적 사이클 동안의 화학적, 물리적 변형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경제성 또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소재는 기술적으로 효율적이고 안정적이어야 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비용으로 생산되어야 하며, 원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구조 안정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것이 차세대 배터리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이다.

차세대 이차전지로 리튬공기배터리와 다가 이온 배터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튬공기배터리는 음극재로 리튬메탈, 양극재로 리튬과 반응하면서도 가장 가벼운 소재라 할 수 있는 산소를 사용하여 높은 에너지밀도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리튬이온배터리가 가진 에너지밀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리튬공기배터리는 에너지밀도와 수명 사이의 상충관계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어 추가적인 연구개발이 많이 필요하다. 첫째, 리튬메탈은 그 자체의 높은 반응성 때문에 위험성을 안고 있다. 특히, 다른 화합물과의 불안정한 상호작용 때문에 리튬메탈의 화학적 안정성에 문제가 있고, 이로 인해 충방전 과정에서 가역성이 낮은 문제가 있다. 둘째, 대기 중에서는 안정화된 산소가 리튬공기배터리 내에서 전자를 수용하게 되면 상당히 불안정한 라디칼 상태가 된다. 이 불안정한 산소는 리튬공기배터리의 성능을 저하시키고, 수명을 짧게 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산소의 안정화 방안에 대해 획기적인 혁신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다른 차세대 배터리의 대안으로는 일가 이온인 리튬이온이 아니라 전자 2~3개를 이동시킬 수 있는 다가 이온 소재를 배터리에 도입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이론적으로 에너지밀도를 2~3배 향상시킬 수 있어 배터리의 용량과 성능에 큰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다가 이온 배터리는 개념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였을 뿐, 실제 적용을 위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특히 다가 이온 배터리를 구성하는 양극재와 음극재의 핵심 소재 개발 및 최적화에 대한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리튬공기배터리에서 산소의 안정화는 주요 난제 중 하나다. 리튬공기배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체 상태인 산소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지만, 대안으로 양극재의 산소를 격자 구조로 안정되게 고정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접근법에 대해서는 기존에 상용화되어 있는 양극보다 에너지밀도가 조금 높은 수준에서 구현이 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되어 있다. 연구 차원에서 산소의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한 것은 확인하였으나, 실용적으로 산소를 양극으로 활용하면서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추가 연구와 소재의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리튬 외의 이온들 중에서도 이론적으로 높은 용량을 보이는 다가 이온들에 대한 연구도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일차전지에서 이미 그 가능성을 입증한 Zn, Mn과 같은 이온 뿐만 아니라 Ca, Al 이온을 전하 매체로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를 통해 다가 이온 배터리가 가지고 있는 잠재성은 확인하였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며, 실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도전적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다가올 미래의 차세대 이차전지는 산업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초경량 이차전지가 만들어지면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가 크게 늘면서 전기자동차의 확산이 가속화될 것이고, 휴대용 전자기기의 사용시간 또한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 및 관리를 가능하게 하여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구성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를 통해 환경 보호와 에너지 효율성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산업 트렌드 전반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