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links

태양빛을 전기로 바꾸는 변환효율이 60%인 태양전지 기술을 만들 수 있을까?

최근의 이상기후는 화석 연료 사용으로 발생한 온실가스가 주원인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태양 전지의 에너지 변환 효율은 다중접합 기술을 이용할 경우 최대 47.6%에 이르는데, 이를 더 높이기 위해 다중 엑시톤 생성, 무한대 pn 접합, 메타물질(metamaterial)을 이용한 광자 분리, 극저온 전자 제어 등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안적 방법을 고민한다면 이론상으로는 60%의 효율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이를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변환효율 60% 기술을 개발하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폭염, 큰 가뭄, 거대 산불 등 최근 빈번한 이상기후들은 지구온난화의 결과다. 지구온난화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서 만들어진 온실가스가 지구의 온도를 점차 상승시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도 않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태양전지 기술은 무한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태양전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할 때에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부분은 에너지 변환 효율이다. 태양전지의 변환효율이 높으면 매우 작은 크기에서도 많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75테라와트(TW)의 태양 전지가 필요하다고 추산된다. 그러나 현재 지구상에 설치된 태양전지는 1TW에 불과한 수준으로 향후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 태양전지의 에너지 변환효율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면 태양전지의 설치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전지에서 p-타입과 n-타입 반도체를 접합하여 만든 단일 접합기술로 얻어낼 수 있는 변환효율의 이론적 최대치는 Shockley-Queisser 한계에 따라 33%이고, 현재 가장 높은 효율을 나타내는 단일 접합 갈륨비소(GaAs) 태양전지는 29.1%의 효율을 보이고 있다. 단일 접합 태양전지를 여러 층으로 다중 접합하여 쌓는다면 효율을 높일 수 있는데, 이 다중 접합기술을 이용하여 47.6%의 변환효율을 기록한 사례가 최근에 보고된 바 있다.

다중 엑시톤 생성 기술인 MEG(multi exciton generation)를 이용하면 광자 한 개를 흡수하여 여러 개의 전자를 발생시킬 수 있다. 반도체 흡수체가 흡수하는 전 파장에서 한 개의 광자로 두 개의 전자를 생성할 수 있다면, 전류밀도가 두 배가 되기 때문에 태양전지의 효율은 이론적으로 60%까지도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다중 엑시톤 생성 기술은 에너지가 큰 광자만 가능하기 때문에 흡수할 수 있는 빛의 전 파장영역에서 다중 엑시톤을 생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해야 한다.

무엇보다 빛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고의 효율로 빛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합성이다. 식물에서 일어나는 광합성은 반응이 일어나는 센터와 빛을 모아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센터가 구분되어 있다. 빛을 모으고 에너지로 전환하는 효율이 거의 100%에 가깝다는 점에서 빛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광합성은 인류가 달성하지 못한 상온 양자의 에너지 결맞음 현상의 현실판이라고 이야기되기도 한다. 태양전지가 광합성처럼 빛을 활용할 수 있다면 손실을 최소화한 높은 효율의 전기 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태양으로부터 다양한 파장에서 각각 다른 에너지를 가지는 모든 광자들을 흡수하여 여러 개의 전자가 생성되도록 하려면, 각각의 광자에 최적화된 태양전지의 설계가 필요하다. 야구 경기에서 타자를 예로 들면, 투수가 다른 운동량을 가지는 10개의 공들을 던진다고 할 때, 즉각적으로 각각의 운동량에 맞추어서 10개의 홈런을 쳐야 하는 것과 같다.

서로 다른 에너지를 가지는 광자들을 모두 활용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무한대의 pn 접합(pn junction)을 고려해볼 수 있다. 무한대의 접합을 이용한다면 이론적으로는 광전자들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이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론적으로 80%까지 효율을 낼 수 있다. 그러나 pn 접합을 무한히 쌓아 올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래핀과 같은 2D 물질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즉, 2D 물질을 수많은 층으로 쌓아서 공간적으로 잘 제어한다면 퀀텀닷(quantum dot)과 같이 3차원적으로 수 나노미터 안에 광(전)자를 가둬놓고 에너지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재료의 성질 자체를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공간을 효과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새로운 물리 현상이나 상호작용을 발견하여 이용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에너지 영역대를 가진 광자들을 시공간적으로 분리해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랜덤하게 빗방울처럼 쏟아지는 광자들을 빠르게 계층적으로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양자적 관점에서 물리 현상들을 접목시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빛으로 인해 새롭게 만들어진 전자의 상태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경로로 전류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또한 최적의 상태를 가지기 위한 광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재적인 관점에서는 광자의 분리를 위해 메타물질(metamaterial)을 이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메타물질은 일종의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광자를 시간과 공간, 그리고 에너지 차원과 같이 다차원의 계층적으로 쉽게 분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기술적 대안으로 극저온 혹은 액체질소 수준의 온도에서 전자의 상태를 제어하는 것이다. 굉장히 낮은 온도에서는 전자의 들뜬 상태(excited state)가 더 오래 지속되며 이를 이용하여 더 높은 에너지로 여기(excitation)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극저온에서는 결정의 격자 진동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감소하기 때문에 효율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도 800나노미터의 파장을 가지는 광자의 에너지를 400나노미터 파장의 광자가 가지는 에너지로 변환하는 상향 광변환(upconversion) 기술도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이용한다면 한 개의 광자로도 2개의 전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중 엑시톤 생성기술(MEG)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는 에너지 보존법칙에 의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기에 더 깊은 고찰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태양전지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고민할 수 있다. 보통의 태양전지 기판은 검은색을 띠고 있어 빛을 잘 흡수하면서도 엔트로피 법칙에 의해 흡수한 빛의 일부를 열에너지의 형태로 전환한다. 열에너지로 전환된 빛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를 만든다면 더 높은 효율이 가능할 것이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기술, 그리고 열전(thermoelectric)현상에 기반하여 열을 이용하여 전자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재료를 활용할 수 있다면 더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변환효율 60%라는 획기적인 태양전지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도전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