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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노화 기술을 이용해 인간은 다시 젊어질 수 있을까?

노화 연구는 2000년대부터 본격화되었으며, 세포 수준에서 개체 수준의 연구로 확장되어 왔다.
텔로머레이즈 연구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야마나카 인자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역노화의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시도들을 포함하여 노화세포 제거, 젊은 피 수혈, 세포 재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방향으로 역노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특정 세포 및 조직 수준에서 발생하는 역노화가 개체 수준까지 적용될지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역노화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세포분열로 암과 같은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역노화 연구는 고령화 문제 해결과 건강 수명 연장에 중요한 도전 과제이다. 과연 역노화는 이루어질 수 있을까?

노화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역사에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노화라는 복잡한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웠기에, 노화 연구는 오랫동안 인류의 대표적인 난제 중 하나였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노화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하였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세포 수준에서의 노화(cellular senescence)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면서 개체 수준에서의 노화(organismal aging)를 이해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제 인류는 역노화(reverse aging)라는 질문을 제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축적된 노화 및 역노화 유도에 대한 연구들은 역노화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과연, 노화를 늦추는 것을 넘어 노화를 거슬러 이전의 ‘젊은’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기술이 가능할까?

세포 수준의 노화 연구는 레오나드 헤이플릭(Leonard Hayflick) 교수가 세포가 영속하지 않는다는 연구를 제시하면서 시작되었고,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2000년 대에는 야마나카(Yamanaka) 인자를 통해 성체세포를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데에 성공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노화 연구들도 진행되고 있다. 2010년에는 로날드 드핀요(Ronald DePinho) 교수가 쥐의 텔로머레이즈 효소를 재발현시킴으로써 노화를 역행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역노화에 대한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었다. 한편 노화세포를 식별할 수 있게 되면서 개체 수준에서의 노화를 조절하는 방법을 찾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시르투인 단백질과 NAD 연구에서 시작된 역노화 연구는 현재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되고 있다. 특히 노화세포 제거(senolytic) 및 젊은 피 수혈(parabiosis) 등 여러 접근법이 시도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야마나카 인자의 과발현을 통한 세포 재프로그래밍 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세포 수준에서의 성공적인 역노화 결과를 바탕으로 개체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조직별로 나누어 보다 세밀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강력한 역노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로 세포들이 늙지 않고 계속 분열을 유도할 경우, 암 발생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노화세포는 주변 세포에 신호인자들을 분비하여 조직을 유지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생물의 노화를 부적절하게 역행할 경우, 개체 수준에서 암 등 다양한 질병과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현재 보고된 연구 결과들은 노화의 여러 생물학적 기전 중 일부만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역노화의 핵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 하기 어렵다. 역노화 연구에 있어 개체 수준에서 노화를 연구한다는 것은 세포 수준의 노화 연구보다 훨씬 섬세하고 복잡하며, 의학적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은 난제들이 놓여 있다.

한편, 역노화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절차를 만들고 표준화하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 역노화 연구에서 특정 인자에만 집중하다가 좌절된 사례가 부지기수다. 따라서 역노화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고, 장기적,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피부를 젊게 하거나 흰 머리를 검게 만드는 등 특정 현상을 개선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뇌를 포함하여 인체 전반에서 종합적으로 노화 혹은 역노화 현상을 정의하고 판단하는 것은 인체의 복잡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검증절차가 선제적으로 만들어져 있지 않으면 개체 수준의 역노화 연구가 축적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기존의 연구를 종합하여 개체 수준에서의 역노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핵심기술을 제시할 시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