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neers : 이상엽 교수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서상우 교수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기후위기가 심각해짐에 따라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의 산업구조를 재생가능한 원료를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산업구조로 대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대안으로 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조작하여 유용한 화학 물질을 생산하는 시스템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온실가스를 원료로 하여 석유화학공정보다 더 경쟁력 있게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 공장을 개발할 수 있을까?
화석연료를 대체하려는 시도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시스템대사공학과 합성생물학은 전통적인 화석자원에 의존하는 석유화학공정을 바이오 기반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현재까지 미생물 세포공장을 통해 유용한 물질을 만들어낸 사례는 다양하다. 기후 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 CO2)와 메탄(methane, CH4)과 같은 온실가스를 주원료로 활용하여 플라스틱 등의 유용한 화학물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과학적 가능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산업적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여러 가지 기술적 난제를 안고 있다.
온실가스를 탄소공급원으로 사용하여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는 균주의 개발(strain development)은 핵심적인 난제 중 하나다. 특히 이산화탄소에는 비편재화된 전자(delocalized electrons)가 없기 때문에, 미생물이 이를 활용하려면 수소(hydrogen, H2)나 개미산(formic acid; FA) 등과 같은 환원력(reducing power)이 제공되어야 한다. 따라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온실가스를 먹고 자라는 미생물(예: Cupriavidus necator, Methylocystis parvus)을 개량하거나, 기존에 잘 알려진 균주를 온실가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전환 과정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효소를 찾아내거나 개량해야 하는 어려움이 동반된다.
선별된 균주의 대사경로(metabolic pathways)를 최적화할 때 어떤 단계를 조절할 것인가도 어려운 문제다. 가장 일반적으로 시도되는 방법은 속도 제한 단계(rate limiting step)를 타기팅하여 이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의 일환으로 대장균(Escherichia coli)에서 테트라히드로엽산(Tetrahydrofolate, THF) 사이클과 글리신 절단(Glycine cleavage, GCV) 사이클의 특정 단계들을 조작하여 이산화탄소와 개미산만 있는 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도록 만든 사례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 성장 속도가 포도당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낮고, 생산 물질의 생산력도 낮기 때문에 향후 더 효율적인 대사경로 및 균주를 만들어내야 한다.
또 다른 어려움은 생명체의 복잡성 때문에 일어난다. 생명체 내에서는 수백 개의 단백질들 사이에서 수천 개의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를 미생물에게 먹이로 공급하여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는 과정에 수많은 물질과 반응들이 복잡하게 관여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예상했던 효율대로 생산이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생산과정에 관여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것들(known unknowns)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아직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것들(unknown unknowns)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에 기반한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을 이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분석해야 할 물질들의 수가 너무 많고 이들이 영향을 미치는 경로가 너무 복잡해 여전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 검증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스템 대사공학 및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툴(tool)이 나와야 하고, 또한 검증 실험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바이오 파운드리(biofoundry)의 활용이 필수불가결하다. 나아가 미생물 세포공장의 상업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공급 원료(feedstock)를 어디서 어떻게 수급할지가 정해져야 하며, 실험실 단위(lab-scale)가 아닌 공정 단위(large-scale)로 확장(scale-up)해야 하기에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아우르는 융합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같은 온실가스를 원료로 미생물 세포공장을 이용해 우리의 일상에서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경쟁력이 있게 생산할 수 있다면, 기존의 석유화학산업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여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고, 지속가능한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을 대한민국이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